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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더깊은뉴스]사유지 공원 2년 뒤엔 사라질 위기

2018-05-23 6 Dailymotion

'도심의 허파'라 불리는 우리 주변의 '도시 공원'들이 사라질 위기에 놓였습니다. 과거 공원들이 사유지에 만들어졌기 때문인데요. <br /><br />더 이상 재산권 침해만 당할 수 없다는 땅 주인들의 항의에 정부와 지자체는 팔짱만 끼고 있습니다. <br /><br />홍유라 기자의 '더 깊은 뉴스'입니다.<br /><br />[리포트]<br />곳곳이 파헤쳐지고, 높은 철제 담이 둘러쳐진 공사 현장. 3년 전만 해도 인근 주민들이 오가던 동네 공원이었습니다. <br /><br />주민들은 예전을 그리워하고 있습니다. <br /><br />[현장음] <br />"좋았죠. 공기가 훨씬 차이가 많죠." <br /><br />서울 서초동 법조 타운 옆의 도시 공원. 50년 가까이 주민들이 산책로로 애용해온 곳입니다. <br /><br />하지만, <br /><br />"공원 주변은 이처럼 철조망으로 가로막혀 있습니다. 땅주인이 소유권을 주장하며 설치한 건데요. 주민들이 이용하던 산책로 출입문도 굳게 닫혀있고요. 대신 이 곳을 폐쇄한다는 안내문이 걸려있습니다." <br /><br />[이종석 / 서울 서초구] <br />"모든 주민들이 더 이용할 수 있는 면적이 적으니까 좀 불편한 점이 있더라고요. 돌아가는 거죠. 생기고서는…." <br /><br />왜 이렇게 된 걸까. 과거 정부는 사유지의 일부를 '도시 공원'으로 지정해 권리 행사를 제한했습니다. <br /><br />하지만 1999년 헌법재판소는 개인 재산권 침해가 지나치다며, 정부가 20년 안에 사들이지 않으면 공원 지정을 취소하라고 결정했습니다. <br /><br />이 결정에 따라 내후년 7월이면 전국 도시 공원 가운데 397 ㎢가 개인 땅으로 돌아갑니다. 여의도 면적의 47배나 되는 녹지가 사라지는 겁니다. <br /><br />그 때까지 땅 주인이 도시 공원 출입을 막는 건 엄연한 불법. 하지만 지자체는 땅 주인들의 행위를 단속하기 어렵다고 말합니다. <br /><br />[맹지현 / 환경운동연합 국장] <br />" (도시 공원) 매입에 대한 장기 플랜을 만드는 것도 아니고 지방세 혜택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펜스를 치면 싸우는 것도 한계가 있는거죠. <br /><br />77살 김창호 씨는 15년 전, 거래처로부터 돈 대신 6만 6천 제곱미터의 임야를 받았습니다. 도시 공원으로 지정돼있는 이 땅을 개발하려 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습니다. <br /><br />해마다 내야하는 재산세도 큰 부담이 됐습니다. <br /><br />[김창호 / 도시공원 토지 소유주] <br />"1년에 3천만 원씩 내요. 땅으로 가져가라 그랬더니 이거는 현금 가치가 없으니까 우리 상가 주택을 가져가겠다는 거에요. 할 수 없이 빚을 내서 자꾸만 세금을 내는 거야. 산만 가지고 있어도 관리도 못하고 죽고 싶은 심정이지" <br /><br />도시 환경도 살리고, 토지 소유주들도 만족시키는 해법은 이 부지를 모두 사들이는 것. <br /><br />그러나 중앙 정부와 지차체는 40조 원에 이르는 매입 대금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습니다. <br /><br />[국토교통부 관계자] <br />"중앙도 재원이 부족한거니까… 공원 조성 하는거 자체는 기본적으로 지방 사무인거죠. <br /><br />[박미애 / 서울시 푸른도시국 생활공원팀장] <br />"지방채로 다 충족할 수 없는 부분은 국비 지원이 절실하게 필요한 부분입니다. <br /><br />그린벨트에 준하는 도시자연공원 구역으로 지정하는 대안도 땅 주인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. <br /><br />[강훈호 / 전국도시공원피해자연합 대표] <br />"토지주들이 용도구역 도시 자연 공원 구역을 하면 위헌 심판 소송을 걸 거에요. 몇 년 전에 변호사 상담을 해서 용도 구역을 위헌 소송할 준비를 다 해놨어요.” <br /><br />합리적인 방안은 없을까. <br /><br />도시 공원 매입 문제를 놓고 골머리를 앓던 의정부시. <br /><br />민간 자본을 끌어들여 70%는 공원으로 조성하고 나머지 30%에 아파트를 짓는 절충안으로 해묵은 숙제를 풀었습니다. <br /><br />[구유경 / 경기 의정부시] <br />“산으로 자주 산책을 가긴 했는데 이제 아파트 들어서면서 못 가게 됐죠. (그래도) 공원이 잘 조성 된다고 하니까 한번씩은 가 볼 것 같아서 깨끗해지는 그런 건 좋을 것 같아요.” <br /><br />이해 당사자들이 한발씩 양보하지 않으면 도시의 허파 역할을 해온 도시 공원은 우리 곁에서 영원히 사라질 지도 모릅니다. <br /><br />[환경운동연합] <br />시민들이 50년 가까이 사용했던 공원이 갑자기 이용할 수 없게 되는 사태가 이제 2년 밖에 남지 않았다는 거죠. <br /><br />[이양주] <br />제일 중요한 것은 뭐냐면 지금 현재 상황에서는 우선순위를 정하는게 제일 중요해요. (공원을) 조성할 곳과 해지할 곳을. <br /><br />채널 A 뉴스 홍유라입니다. <br /><br />홍유라 기자 yura@donga.com <br /><br />연출 이민경 <br />글·구성 고정화 김대원 <br />그래픽 전유근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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